설악산 소공원 - 비선대 - 마등령 - 오세암 -영시암 -백담사 - 용대리
동서울터미널에서 밤 11시15분 심야버스에 올라 속초에 내리니 새벽 2시, 속초의 날씨는 거센 바람과 함께 무척이나 차가웠다.
택시를 타고 소공원으로 가는 중 택시기사의 말씀이 이 바람 속에서 산행을 하느냐고 걱정을 하신다. 설악동 소공원으로 가는 동안 오가는 차량을 볼 수가 없었고 소공원에 도착을 하니 새벽 2시20분, 매표소에 물어보니 앞서 입장을 한 사람이 두 팀 있다고 한다. 소공원 화장실에서 등반준비를 하고 본격적으로 산행에 들어가니 하늘에 밝은 달이 떠있어 산야를 환히 밝히고 있어서 일출을 보기에는 무리가 없어보였다. 그러나 바람은 거침없이 몰아치고 얼굴을 때리는 차가운 바람은 매우 날카로웠다. 비선대까지 가는 동안 아무도 만날 수가 없었고 비선대에 도착을 하니 두 명이 비선대 상가 옆에서 바람을 피하고 있었다. 그들은 초행길이라서 천불동 길을 가는데 까지 가다가 내려 올 계획이라고 하였다.
그들과 헤어져서 마등령으로 길을 잡아 비탈길을 올라가다보니 저 멀리 랜턴 불빛이 보였다. 금강굴 못 미쳐서 그들을 만났는데 젊은 두 친구였었고 그들은 천불동으로 올라 대청봉으로 갈 계획이었으나 길을 잘못 들어서 마등령으로 오르고 있었다. 나와 같이 한참을 올라 세존봉에 다 가서야 길을 잘못 든 것을 알았기에 그들은 어쩔 수가 없이 나와 같이 마등령으로 같이 오르기로 하였다. 발밑에는 많은 눈이 쌓여있어서 미끄러웠고 마등령에 일찍 올라봐야 차가운 바람을 피할 곳도 없고 또 그들이 초행길이기에 말 친구 해가면서 일출 시간에 맞추려고 천천히 올랐다. 바람이 조금 잔잔한 곳을 골라 잠시 쉬다 보면 어느새 거센 바람이 불어와서 금방 몸을 식히기에 오래 쉬지도 못하였다. 몰아치는 바람소리는 흡사 거센 파도가 몰아치듯 하였고 산이 흔들리는 것 같았다. 일출 바로 전에 마등령 정상에 도착을 하여서 사진 찍을 준비를 하는데 워낙 바람이 거세고 추워서 어렵게 지고 올라 간 삼각대는 펼 수가 없었고 새해 첫 해가 화채봉 어깨를 내리 누르듯이 솟아오르는데 환호도 잠깐, 한 컷이라도 놓칠까봐 사진을 찍는데도 바람에 온 몸이 흔들거려서 제대로 찍고는 있는지 도저히 감이 잡히지가 않았고 줌렌즈로 찍는 생각도 할 수가 없었다. 잠깐 장갑을 벗었는데도 손가락은 순식간에 마비가 되는 듯 아렸고 안경을 쓰고 있는데도 차가운 바람이 눈을 스쳐가니 눈에서 샤~~한 느낌과 함께 눈물이 흘러내리다가 금방 얼어버려서 눈 밑이 묵직해진다. 80년대에 거의 매년 대청봉 일출은 봐왔었고 또 마등령 일출도 이번이 처음이 아니지만 예상했던 것보다 하늘이 맑아서 좋은 일출을 볼 수가 있어서 한편으로는 좋았다. 원래 계획은 날씨를 보아가면서 마등령에서 공룡을 타고 다시 소공원으로 하산할 계획이었으나 예전 같지가 않게 이렇게 바람이 거센 날씨에 혼자서 공룡에 붙을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백담으로 하산을 하기로 하고 두 젊은 친구와 오세암을 거처서 백담사에 도착을 하였으나 백담사버스는 겨울에 운행을 하지 않는단다. 다시 백담사에서 걸어서 백담사매표소를 거쳐 용대리 버스정류장에 도착을 하니 오후 3시40분이었다. 거의 22Km를 13시간에 거쳐서 걸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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