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문사-안부-정상-장군봉-함왕봉-백운봉 밑 안부-사나사-용천2리
몇 일전부터 계속해서 일기예보에 관심을 갖고 날씨를 보아가면서 용문산 산행계획을 세웠다.
용문산 정상이 50년만에 개방된 후 정상에 오르지 못하였기에 가보고 싶었고 또 병석에 누어계신 어머님이 고통 없이 편안하게 떠나시고 또 극락왕생하시기를
부처님께 기도하고 싶어서 용문사에 먼저 들러서 절을 드린 후에 산행을 할 계획이었다. 항상 산행 후에 절에 들리게 되면 땀 냄새 등으로 법당에 들어가기가 망서러져서 그냥 밖에서 선채로 합장만하고 오기가 일수였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예측을 하였을 때에 일요일보다는 토요일이 날씨가 좋을 것 같았고 또 비가 내리지도 않는다고 예보도 하였지만 새벽녘에 비가 엄청나게 쏟아졌다.
그래도 산 꾼이 언제 비가 오나 눈이 오나를 따졌던가,,,,용문사에 들릴 생각으로 집에서 5시 반에 출발을 하여서 청량리에서 열차로 용문역을 거쳐서 용문사로 향하였다. 그동안 비는 간간히 내렸고 또 습도가 높아 무더워서 주차장에서 용문사까지 가는 동안 벌써 빗물과 땀으로 범벅이 되었다.
간단히 씻고서 법당에 들어가서 절을 하는 동안에도 땀이 계속 흘러 내려서 수건으로 땀을 닦아가면서 절을 마쳤다.
산행계획은 정상에서 장군봉, 함왕봉 그리고 백운봉을 거쳐서 새수골로 하산하기로 하였었다. 지난번에 백운봉에 올랐을 때 용문산 정상 그리고 용문사로
계획을 세웠으나 용천2리에 도착하여서 정규 등산로가 아닌 코스로 백운봉에 오르다 보니 시간이 많이 지체되어서 사나사를 거쳐서 원점회귀를 하였던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용문사를 출발할 때에도 비는 간간히 내렸고 또 습도가 높아서 한 걸음 한 걸음 걸을 때 마다 땀방울이 비가 오듯이 떨어졌다.
오히려 비를 맞는 것이 한편으로는 시원하였었다. 그래도 바람에 씻기어 잠깐씩 얼굴을 드러내는 정상을 바라보면서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와서 비구름에 가리어 그 모습을 감추고 있는 용문산 그리고 주변 산들의 모습을 보여주리라 기대를 하면서 예전에 마당바위쪽으로 올랐던 적이 있기에 안부로 치고 오르기로 하고 급사면을 올라 정상으로 향해서 나갔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 수록 안개는 더욱 짙어지고 또 비까지 간간히 내려 아무것도 보이지가 않았다.
이럴 때에는 오히려 비가 내리면 시야가 뚫리는데 하는 아쉬움도 있었다. 옛 정상 터에 도착을 하였으나 정상으로 가는 길을 계단공사로 막아 놓았다.
또 정상에서 내려오던 세 사람이 길이 너무나 미끄러워 산이라면 날고뛰는 사람인데 미끄러졌다면서 온 몸에 까만 흙투성이를 하여 위험하니 정상에 가지
말라고 이야기를 하였다. 그래도 내가 누군가 이곳까지 와서 정상에 가지 않고 어떻게 하산을 한단 말인가. 그곳에서 점심 식사를 하던 젊은 사람은 다음에
다시 찾아온다면서 그곳에서 하산을 하였고 나는 우회하라는 간판이 있었지만 그 길을 그대로 타고 올라서 정상에 올랐다.
그렇게 기대하였던 정상에서의 조망은 역시나 아무것도 보이지가 않았다. 정상에서 장군봉 쪽 하산 길은 미끄러웠지만 밧줄과 나뭇가지를 적절히 이용하면서 하산을 하는데 전혀 무리가 없었다. 그곳에서 장군봉을 거쳐서 함왕봉 그리고 삼각점이 있는 곳에 도착을 하였을 때 시간을 보니 마음에 갈등이 생겼다.
계획대로 백운봉을 거쳐서 새수골로 하산을 할 것인가 아니면 사나사로 하산을 하여서 양평으로 나갈 것인가,,,,
백운봉 밑 안부에 도착을 하니 2시 50분, 점심은 행동 식으로 하였기에 허기도 지고 5시 10분에 용천2리에서 양평 나가는 버스가 있기에 사나사로 하산 방향을 잡고 하산을 하였다. 시간이 촉박하기에 사나사 계곡에는 발도 못 담구었고 또 용천2리 거의 다 와서는 뛰기 시작을 하여 5시에 정류장에 도착을 하였으나 그렇게 칼같이 시간을 잘 지켜서 사람이 뛰어 오는 것을 보고도 그냥 가는 버스가 그날 따라서는 16분이나 연착을 하는 것이 아닌가,,,
하산을 하여서 바라본 용문산은 여전히 구름 속에 묻혀 있었고 양평역에서 도착하여 기차를 기다리면서 바라다 보이는 백운봉 역시 흰 구름을 머리에 이고
있었다. 일기예보를 믿고 좋은 산 사진 그리고 야생화 사진을 찍으리라는 기대를 갖고 몇 개의 필터와 여유가 있게 필름을 준비하였지만 제대로 사용도
못하였기에 하늘이 맑고 깨끗한 날 다시 용문산을 찾으리라 생각을 하면서 산행의 아쉬움을 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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